"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 유베날리스
우리는 매일 샐러드를 먹는다. 어떤 이는 다이어트를 위해, 또 어떤 이는 몸에 좋은 걸 먹었다는 자기 위안을 위해.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샐러드는 단순한 곁들임 음식이 아니다. 그것은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었고, 미식의 역사 속에서 중요한 변곡점을 만들어왔다. 오늘은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왕족과 귀족들이 사랑했던 샐러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중세의 샐러드: 채소는 천한 음식이었다?
중세 유럽에서 샐러드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5세기부터 15세기까지 지속된 중세 시대는 농업 중심의 사회였고, 귀족과 평민의 식생활은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었다. 귀족들은 육류와 유제품을 중심으로 한 고열량 식단을 즐겼고, 채소는 대부분 농노들과 하층민의 음식으로 여겨졌다. 신선한 채소를 씹는 일은 노동자들이나 하는 것이었고, 심지어 일부 의사들은 ‘차가운 성질의 채소가 소화에 좋지 않다’며 귀족들에게 채소 섭취를 경계하라고까지 했다.
하지만 모든 귀족이 채소를 멀리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 일부 수도원에서는 채소를 약용으로 재배하며 다양한 허브와 함께 샐러드를 만들어 먹었다. 수도사들은 육류 섭취가 제한되었기 때문에 식단에서 채소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덕분에 지금 우리가 먹는 허브 샐러드의 기초가 이때 형성되었다.
르네상스 시대: 채소가 다시 귀족의 식탁에 오르다
15세기 이후, 유럽은 르네상스를 맞이하며 모든 것이 새롭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미술과 건축뿐만 아니라 식문화도 혁신적인 변화를 맞았다.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부활한 고대 로마의 식문화는 자연스럽게 샐러드를 귀족들의 식탁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채소를 단순히 ‘생존을 위한 음식’이 아니라, ‘예술적이고 건강한 음식’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등장한 것이다.
이탈리아의 메디치 가문은 특히 채소와 샐러드 문화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16세기, 프랑스 왕실로 시집간 카트린 드 메디치는 피렌체에서 유행하던 허브 샐러드 문화를 프랑스로 가져왔다. 당시 프랑스 왕실에서는 육류 위주의 식단이 보편적이었지만, 메디치 가문의 영향으로 신선한 채소와 허브가 포함된 샐러드가 점점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또한, 드레싱 문화도 이 시기에 변화했다. 중세까지만 해도 샐러드는 소금과 식초 정도로 간을 했지만, 르네상스 시대에는 올리브오일, 레몬즙, 심지어는 꿀을 첨가하는 방식이 등장했다. 이것은 단순한 ‘영양 보충용 음식’이 아니라, ‘즐기는 음식’으로서의 샐러드가 발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귀족들이 사랑한 샐러드 레시피
르네상스 시대의 샐러드는 지금 우리가 먹는 것과는 조금 달랐다. 당시의 기록을 보면, 귀족들이 즐긴 샐러드는 종종 고기와 함께 제공되었고, 다양한 견과류와 건과일이 들어갔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레시피가 있었다.
1. 르네상스 스타일 허브 샐러드
- 신선한 루꼴라, 민트, 파슬리, 바질
- 견과류(아몬드 또는 호두)
- 건포도 또는 무화과
- 올리브오일과 레몬즙 드레싱
- 가벼운 치즈 토핑 (예: 리코타 또는 염소치즈)
이런 샐러드는 현대적인 개념과도 잘 맞지만, 당대에는 ‘건강을 위한 왕족의 음식’으로 불렸다. 신선한 채소와 허브가 ‘소화를 돕고 몸을 가볍게 만든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샐러드는 결국 다시 대중의 것이 되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샐러드가 일시적으로 귀족의 전유물처럼 보였지만, 결국 샐러드는 다시 대중의 것이 되었다.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채소 생산량이 증가했고,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샐러드는 건강한 식습관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이 변화는 샐러드를 지금처럼 다양하고 창의적인 음식으로 발전시켰다.
그렇다면, 샐러드는 근대에 와서 어떤 변화를 맞이했을까? 미국과 유럽에서 샐러드는 어떻게 산업화되고, 패스트푸드 문화 속에서 살아남았을까? 다음 이야기는 월도프 샐러드와 시저 샐러드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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