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게 나쁜 건가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단호하게 ‘그렇다’고 답한다. 단맛은 뇌를 속이고, 위장을 기만하며, 노화를 앞당긴다. 수없이 많은 재료와 맛을 다뤄왔지만 그중 가장 강력한 중독성과 동시에 조용한 파괴력을 가진 것이 바로 ’ 당(糖)’이다.
왜 당이 문제인가
인간의 뇌는 본능적으로 단맛을 좋아한다. 그러나 정제당은 진짜 음식이 아니다.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올려주지만, 곧바로 인슐린 스파이크를 유도하고, 이내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를 초래한다. 더욱 큰 문제는 세포 수준에서의 손상이다. 당은 단백질과 결합해 ‘당화(glycation)’를 일으키고, 이 과정에서 생성된 AGEs(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는 피부의 탄력 저하, 주름 생성, 장기 노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연구에 따르면, 과도한 당 섭취는 심장 질환, 제2형 당뇨병, 치매 발병률을 높이며, 노화 속도를 평균 5~8년 앞당길 수 있다. 단맛 뒤에 숨겨진 이 배신은 결코 가볍지 않다.
셰프의 당관리 습관
나는 수년 전부터 당을 조절하는 식습관 루틴을 만들어왔다. 단순히 설탕을 줄이는 것이 아니다. 다음 5가지 원칙이 핵심이다.
1. 아침엔 절대 단맛 금지: 혈당이 불안정한 아침, 단맛은 하루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대신 단백질과 채소 위주의 식사로 시작한다.
2. 숨은 당 확인하기: 간장, 케첩, 요거트, 심지어 시리얼까지. 숨겨진 설탕이 가득하다. ‘무가당’ ‘무첨가’ 표기를 꼭 확인한다.
3. 간식은 견과류나 삶은 고구마: 포만감을 주고 혈당 변동을 막아준다.
4. 디저트는 식사와 함께: 따로 먹는 디저트는 혈당을 급격히 올린다. 먹더라도 식사 중 소량만 곁들이는 방식이 좋다.
5. 달콤함은 자연에서 찾는다: 말린 무화과, 블루베리, 꿀 한 방울 등 자연 식재료에서 얻는 단맛은 대체로 섬유질과 항산화 성분도 함께 갖고 있어 노화 방지에 더 좋다.
과학적으로 보는 ‘당 단식’의 힘
최근 하버드 의대 연구팀은 “하루 평균 당 섭취량을 25g 이하로 줄인 사람들에게서 염증 수치가 현저히 감소하고, 텔로미어(세포 수명과 관련된 유전자)가 더 오래 유지되는 경향”을 확인했다. 즉, 단맛을 줄인 식습관이 실제로 세포 수준의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당섭취를 줄이면서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 위주 식단을 유지하면 장내 유익균이 활성화되어, 전신 면역력과 피부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당을 줄이는 것은 단순한 식이 조절이 아닌, 몸 전체의 리듬을 되찾는 ‘복원’의 시작이다.
당을 끊는다는 건, 시간을 되돌리는 일
정제된 단맛을 멀리할수록 미각은 섬세해지고, 진짜 음식의 맛을 알게 된다. 요리를 하면서 단맛이 없는 음식은 부족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진짜 재료의 깊은 맛을 살리는 과정이다. 당을 줄인다는 건 단순한 식단 변화가 아니다. 노화를 늦추고, 나의 삶을 지키고 시간을 되돌리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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