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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노화 샐러드

백세까지 쓰는 손, 셰프의 손을 지키는 비결

by VEGGIE FIRST 2025. 4. 3.


셰프의 손은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도구가 아니다. 재료를 만지고 칼을 쥐고 불과 소리를 다루는 감각의 집합체다. 이 손 하나로 온종일 수백 번씩 같은 동작을 반복하며 집중과 리듬을 유지한다. 그래서 셰프에게 손은 곧 삶의 리듬이자 커리어 그 자체다. 나이가 들어도 이 손이 자유롭고 정확하게 움직이도록 만드는 습관, 그것이 바로 슬로우에이징의 또 다른 실천 방식이다.



손은 두뇌의 확장이다


손을 많이 쓰는 사람일수록 뇌의 인지 기능이 오래 유지된다는 연구는 많다. 그만큼 손은 뇌와 직결되어 있다. 실제로 뇌 속 운동 피질의 30% 이상이 손의 움직임과 연결되어 있고, 미세한 조작을 자주 하는 사람일수록 전두엽과 해마의 활성도가 높다.

셰프처럼 손을 세밀하게 움직이는 일을 꾸준히 하는 습관은 노년기의 치매 예방, 반응 속도 유지, 신경가소성 유지에 효과적이다. 즉, 손을 지키는 일은 곧 뇌를 지키는 일이다.



반복된 긴장, 손의 노화를 앞당긴다


하지만 셰프의 손은 늘 위험에 노출돼 있다. 반복된 칼질, 강한 열, 건조한 환경, 장시간의 압박은 손목, 손가락 관절, 피부에 지속적인 손상을 누적시킨다. 특히 손목터널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 건초염, 관절염 등은 직업 셰프들 사이에서도 흔한 증상이다.

이런 소모성 손상은 적절한 예방과 회복 루틴 없이는 점점 손 기능 저하로 이어지며, 미세한 감각이 무뎌지고 손동작이 느려지게 된다.



셰프가 실천하는 손을 위한 루틴
1. 조리 전 손 스트레칭
• 손목을 앞뒤로 10회씩 가볍게 꺾어주고, 손가락 하나씩 펴고 돌리는 스트레칭을 실시한다.
• 조리 도구를 잡기 전 손 근육을 풀어주는 루틴만으로도 긴장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2. 도마 높이와 자세 조정
• 팔꿈치보다 약간 아래에 도마가 위치하도록 맞추고, 어깨가 굳지 않도록 바른 자세를 유지한다.
• 자세가 틀어지면 손목에 더 많은 하중이 걸리므로, 도마 위치와 칼의 각도가 중요하다.
3. 장갑과 핸드크림 활용
• 고온이나 냉수에 자주 손이 닿는 환경에서는 얇은 조리용 장갑을 착용한다.
• 조리 후에는 보습력이 높은 핸드크림이나 밤 타입 제품을 사용해 손 피부 장벽을 회복시킨다.
4. 주말에는 손도 쉰다
• 적어도 주 1회는 손을 혹사하지 않은 날을 만든다.
• 손을 쓰지 않는 활동, 예를 들어 산책이나 독서, 목욕 등을 통해 미세 근육에 회복 시간을 준다.
5. 온찜질과 손 마사지
• 잠들기 전 따뜻한 수건이나 찜질팩으로 손을 10분간 감싸고, 손가락 관절을 부드럽게 눌러준다.
• 이 루틴은 혈액 순환과 염증 완화, 그리고 긴장된 신경 안정에 도움을 준다.


손을 오래 쓰는 사람이 오래 살아간다


백세 인생을 살아가는 시대에서, 자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곧 삶을 자기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힘이다. 셰프는 손으로 맛을 만들고, 감정을 담고, 기억을 전한다.

그 손이 지켜져야 내 몸도, 내 정신도 오랫동안 건강하게 유지된다. 그래서 오늘도 요리를 시작하기 전, 잠깐이라도 손을 바라본다. 나를 오랫동안 지탱해 줄 유일한 도구이자 동반자이기 때문이다.